책을 읽다보면 난해하고 지루한 책도 많이 있다. 그럴 때면 의문이 생기고는 한다. ‘저자가 말하려는 게 있다고 해도 굳이 딱딱하고 어렵게 쓸 필요가 있을까?’, ‘독자들이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글을 써도 충분히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의문이다.
아침에 신문을 읽다가 무릎을 딱 쳤다. “그래, 글은 이렇게 쓰는 거야!” 국내에도 팬층이 두터운 일본의 추리소설 작가 히가시노 게이고를 인터뷰한 기사였다.
“어떻게 하면 독자를 즐겁게 할 수 있을까 항상 고민하고, 떠오르는 아이디어에 가장 적합한 스타일을 선택해 글을 쓰고 있습니다... 어렸을 때 저는 책을 잘 읽지 못했습니다. 그 시절의 저조차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노력했습니다.”(‘어릴 때 책 안 좋아한... 그때의 나도 재밌도록 쓴다’, 조선일보, 2023.10.18)
물론 모든 책을 재미있게 쓸 수는 없을 것이다. 논문이라든지 특정 분야의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하는 책처럼 딱딱한 내용이 될 수밖에 없는 책들도 있다. 하지만 그런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가급적 글을 쉽고 재미있고 써야 한다는 게 내 생각이다.
책을 읽는 목적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정보를 얻거나, 읽는 자체가 좋거나, 책을 통해 위로를 얻거나 하는 것들이 주요한 목적일 것이다.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재미없고 무미건조하고 딱딱한 책을 읽어야 한다면 책을 읽는 사람으로서는 엄청난 고역이다. 가능하면 마주하고 싶지 않은.
그래서 나는 이왕 책을 쓸 거면 재미있게, 독자들이 읽기 쉽게 써야 한다고 생각한다. 글을 쓰는 사람은 ‘친절한 안내자’가 되어야 한다. ‘나는 내 식으로 쓸 테니까 따라오든 말든 상관 없다’는 태도가 아니라 독자들의 손을 잡고 책의 세계로 함께 걸어들어가는 것이 진정한 저자의 모습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