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는 고서점가인 진보초에 '책거리'라는 이름을 가진 한국서점이 있다. 지난 1월 서점탐방을 갔을 때 이곳에 들렀다. 당초 계획은 우리 일행 중 서점 여사장님(성명 : 김승복)을 잘 아시는 분만 혼자 방문하는 것이었는데 '어쩌다 보니' 일행 모두가 함께 들어가게 되었다. 서점을 천천히 구경하고, 가운데 마련되어 있는 테이블에 둘러앉아 대화를 나눈 후에 사장님과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 ('통 큰' 사장님이 사주셨다.)
'책거리' 서점은 삼중당 건물 3층에 위치해 있다. 큰 규모는 아니지만 벽과 진열대마다 우리나라 책들로 가득하다. 국내에서 발간된 지 얼마 안 되는 신간들도 비치되어 있다. 일본에 거주하는 우리나라 사람들뿐만 아니라 일본인들도 많이 찾는다고 한다.
서점에서는 박경리 선생의 『토지』 전집도 번역·출간 중이다. 이제 한 권만 더 출간하면 완간하게 된다고 들은 것 같다. 일본의 수도 한가운데서 우리나라 서점을 운영하고 있는 것도 놀라운데, 우리나라의 대표 소설인 『토지』를 일어로 번역해서 소개하는 작업까지 하고 있다니 여사장님의 열정에 저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사장님은 일본 서적을 우리나라에 번역·출판하거나 우리나라 서적을 일어로 출간하는 작업을 지원해 - 일종의 에이전시 역할이다 - 주실 수도 있다고 한다. 관심 있는 분이 계시면 사장님께 직접 연락을 드려볼 것을 추천한다 【 연락처 : 사무실 +81-(0)3-5244-5426, 이메일 : sb-kim@cuon.jp 】. 딱 한 번 뵀을 뿐이지만 본인의 일처럼 정성을 다할 거라는 강한 인상을 받았다.
책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도쿄에 갈 일이 있을 때 '책거리' 서점을 한번 들러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색다른 경험이 될 것이다.